도대체 저들에게는 무엇이 있는가!

도대체 저들에게는 무엇이 있는가?

원칙이? 도덕이? 노동이? 인격이? 인간성이? 양심이? 그리고 희생이?

아 희생은 있다.

자기편, 그리고 자기의 주군을 향한 맹목적인....

그래서 이 나라가 이리도 소란스러운가 보다!

[중앙시평] 대한민국 헌법의 팔자.... 에서 발췌

http://news.joins.com/article/080/4337080.html?ctg=2002&cloc=home|list|list1

인도의 시인 타고르가 ‘위대한 영혼(마하트마)’이라고 부른 간디는 ‘나라를 망하게 하는 일곱 가지 악’을 말한 적이 있다. 원칙 없는 정치, 도덕 없는 경제, 노동 없는 부(富), 인격 없는 지식, 인간성 없는 과학, 양심 없는 쾌락, 희생 없는 신앙이 그것이다.
바른 정치, 윤리적인 경제, 근면하고 양심적인 사회 기풍, 인성(人性) 바른 교육과 학문, 이웃과 사회에 헌신하는 종교··· 이들 중 어느 하나라도 썩거나 타락하면 국가공동체는 존립하기 어렵다. 하나가 쓰러지면 도미노처럼 모두 무너지고 만다. 간디는 일곱 가지를 말했지만, 실은 그 모두가 진실과 근본을 가리키고 있다.

정치의 근본은 공정한 법치(法治)다. 법치가 제대로 선 나라에 독재나 부패가 있을 턱이 없다. 경제의 근본은 상생(相生)의 윤리다. 모든 경제 주체들이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에 충실하다면 불로소득이나 양극화 따위의 부조리가 발붙일 자리는 없다. 교육의 진실은 올곧은 인격이다. 기능적 지식과 경쟁적 성취만을 가르치는 학교도, 편향된 사상이나 증오의 이념을 불어넣는 교실도 모두 양심과 덕성(德性)의 인격을 키워내지 못한다.

북한 동포의 처절한 인권현실에는 입도 벙긋 않는 사람들이 초·중·고등학생들의 인권을 들먹이며 ‘광우병 촛불’의 황홀했던 기억을 되살리려고 애쓰는 중이다. 학부모들은 냉철하게 헤아려야 한다. 성장기의 자녀들을 ‘정치의 주체로 도약’시키겠다는 학생인권조례의 목적이 교육인지 정치인지를, 어린 학생들의 손에 책 대신 촛불을 쥐여주고 싶은 이상한 어른들이 감성적인 10대 청소년들을 정치의 광장으로 끌어내려는 정략적 발상이 아닌지를…. 열다섯 살 소녀의 손에는 이글거리는 촛불이 아니라 가슴 저미는 시집이 들려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중략)

무슨 시대정신을 내세우는 정치인들이 고질병 도지듯 또다시 개헌론을 들고 나왔다. 하필이면 제헌절에 말이다. 무릇 한때의 시대정신은 헌법정신과 ‘조화’를 이룰지언정 헌법정신을 ‘대체’할 수는 없다. 헌법은 무수한 시대, 격랑의 세월들을 거쳐 오며 피와 땀과 눈물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역사적 경험들의 정수(精髓)이자, 헌정사의 갈피마다 켜켜이 틀어박힌 국민적 결단의 결정체(結晶體)이기 때문이다.

헌법이 잘못되어 나라가 어지러운가? 아니다. 사람이 잘못되어 나라가 어지러운 것이다. 편할 편(便)자는 사람 인(人)에 고칠 경(更)을 쓴다. 사람을 고쳐야 나라가 편안해진다. 제도를 뜯어고치기 전에 정치인들의 마음부터 바르게 고칠 일이다. 권력구조 개편보다 극에 다다른 분열과 갈등의 치유가 먼저다.

“법치와 도덕을 바로 세워라. 근로정신과 인간성을 소중히 여겨라. 양심과 신앙을 바르게 지켜라. 그렇지 않으면 망한다.” 진실과 근본에 투철했던 간디의 외침이다. 진실이 외면당하고 근본이 흔들리는 오늘의 우리에게 간디의 목소리는 이렇게 울려온다. “헌법을 바르게 지켜라. 그러지 않으면 망한다”고. 제헌절에 개헌 소리를 듣는 것이 대한민국 헌법의 팔자다. 생일날에 애꿎은 꾸지람을 듣는 모양새다. 헌법에 대한 무례가 지나치지 않은가?

이우근 법무법인 충정 대표·전 서울중앙지법원장